고양이 하부요로계 질환(Feline lower urinary track disease)는 고양이에서 매우 다발하는 비뇨기계 질환으로서 하부요로계(방광, 요도, 외부 생식기)에서 발생하는 방광결석(urolithiasis), 세균성 방광염(infectious cystitis), 특발성 방광염(idiopathic cystitis), 비뇨기계 종양, 선천적 기형, 후천적 기능이상 등을 통틀어 말하는 것입니다. 이중에 결석, 종양, 감염 등의 다른 원인이 배제되었을 때 특발성 방광염이라고 부르며 방광점막의 출혈, 무균성 염증을 특징으로 합니다.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은 고양이 하부요로계 질환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비율이 높습니다.
 

특발성(idiopathic)이란 말은 특정한 원인을 모르거나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때 일컫는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 역시 정확한 원인을 알기가 어려워서 붙여진 병명입니다. 다만 스트레스, 식이, 바이러스 감염, 방광점막의 기능이상, 신경내분비이상 등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밖에 화장실 모래가 잘 관리되지 않거나 집안에 새로운 가족이 들어온 경우, 심지어는 흐리고 비오는 날씨가 계속되어도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은 빈뇨(소변을 조금씩 자주봄), 통증뇨(소변을 보면서 소리를 지름), 혈뇨(혈액이 섞인 소면) 등의 배뇨이상을 보입니다. 화장실 밖에다가 소변을 보는 경우도 많고 생식기를 자주 핥는 행동을 보입니다. 특발성 방광염은 크게 폐쇄형과 비폐쇄형으로 구분합니다. 폐쇄형은 주로 중성화한 수컷고양이에서 다발하며 염증세포, 혈액성분, 기타물질들이 플러그(plugs)를 형성하여 요도를 막아 소변을 전혀 볼 수 없게 됩니다. 이 경우 2~3일내에 막혀있는 요도가 뚫리지 못하면 심한 방광확장, 신부전으로 이어져서 응급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비폐쇄형은 요도가 막히진 않았으나 혈뇨, 빈뇨증상을 보이면서 통증을 호소합니다. 응급상황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통증, 스트레스에 따라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합니다.

 

 

특발성 방광염의 진단에는 임상증상이 가장 중요합니다. 고양이가 혈뇨, 빈뇨 등의 증상을 보이고 소변을 보면서 불편해 한다면 하부요로계 질환을 의심합니다. 이후 방사선, 방광초음파, 소변검사, 소변배양검사 등을 진행하여 다른 비뇨기계 질환을 배제한 후 특발성 방광염을 진단하게 됩니다. 임상증상이 심하거나 폐쇄형의 특발성 방광염이라면 신장손상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폐쇄성 방광염의 경우 막혀있는 요도를 개통시켜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통 개통시켜준 후 4~5일 정도 요도카테터를 장착한 상태에서 배뇨상태 및 소변의 양상을 모니터링하게 됩니다. 폐쇄성의 경우 보통 탈수가 발생하므로 수액처치가 필수입니다. 비폐쇄성의 경우 약물처방 및 식이변화로 관리해 볼 수 있으나 호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입원 후 수액처치를 받으면서 방광세정 효과를 기대해 보는 것이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방광염을 유발할 만한 환경에 변화가 없는지를 꼼꼼히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발성 방광염은 재발률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서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는 것이 재발방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